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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보급판)
국내도서
저자 : 정재승
출판 : 동아시아 200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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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콘서트'는 2003년도에 발간된 과학 서적이다. 당시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의 선정도서로 채택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다고 한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우리 집 책장 한 켠에 먼지가 가득 쌓인 채 꽂혀있던 걸 보니 우리 어머니도 그러셨던 것 같다.

이로부터 10년 후, 10주년 개정판이 출간되고, 이 책은 우리나라 과학 서적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과학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고 고민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멋지지 않은가!


'영원한 봄의 도시'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멕시코 모렐로스 주의 주도 쿠에르나바카에서는 버스들이 몰려다니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버스가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버스들끼리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 그래서 속도를 조절해 앞뒤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벌려 자신의 버스에 좀 더 많은 승객을 태우려고 한다. …… 두 과학자는 쿠에르나바카의 버스들을 '1차원 도로를 따라 움직이는 입자'라고 가정하고, 버스들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벌려 많은 수의 손님을 태우려는 가상의 힘이 존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버스들 사이의 시간 간격이 무작위 행렬 이론으로 기술되는 분포를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미시 양자계를 기술하는 물리학 이론으로 멕시코 버스의 '원활한 버스 운행의 비밀'을 파헤친 것이다.


우리의 일상을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 새로운 각도에서 관찰해보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고 느꼈다. 이 책 초반에 등장하는 머피의 법칙이라던지, 쇼핑센터의 구조, 경제학 같은 것들과 수학과 물리학을 교묘하게 버무려서 우리에게 이야기 한다.


'파레토의 법칙'이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아니라 시스템을 재정비하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이렌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이제 그들이 해야 할 일은 파레토의 법칙이 성립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고, 어떻게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경제적으로 평등하고 정의로운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연구하는 일이다. 인간의 법칙은 변화할 수 있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공학도로써, 수학과 과학(고등학교 때 잠깐이지만..ㅎㅎ)을 자주 접해오다보니, 좀 더 재미있게 읽게 된 감이 있다. 금융과 경제에 관한 서술에서는 책장이 넘어가지를 않아 혼자 자책하며, 경제학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생각했다. 짤막한 신문 기사에서나 한 두줄 읽고 재미없다며 넘겨버리곤 했으니 그럴 수 밖에..


과학의 본질은 자연의 근본적인 원리를 드러나게 해주는 '설명'에 있다. 물리학자들은 주류 경제학을 부정하고 뒤엎으려 하지만, 그들의 연구는 우리에게 더욱 풍성한 경제학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정재승은 단순히 과학적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크로스오버적 교훈을 남긴다. 과학을 그저 사실(FACT)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물리학자에게, 경제학자에게, 심리학자에게... 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숙제를 제시하는 것이다.


공명 현상은 "도대체 이 세상은 왜 '아무 쓸모도 없는' 소음들로 가득 차 있는 거야!"라고 푸념했던 우리들의 무릎을 치게 했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소음으로 시달리고 있지만, 그 덕분에 (인간을 포함해서) 자연은 지금의 모습으로 정교하게 돌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세상은 늘 시끄럽지만 세상이 시끄러운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과학을 생각해보며 우리가 풀어야만 하는 숙제를 고려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진보해야 할 것이다.

 

산타클로스가 하루 동안 돌면서 선물을 나눠주기엔 너무 크지만,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선물을 건넨다면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루 만에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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